소설가인 '나'는 3년 전 쓰다 만 단편을 다시 붙들지만 글이 나아가지 않아 방황하다, 전라북도 김제의 귀신사로 홀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나'는 섬마을 교사 시절 담임했던 제자 숙자의 오빠 김종구와 뜻밖에 재회한다. 김종구는 무너져 가는 귀신사의 보수공사를 자청해 묵묵히 일하는, 세속의 잣대로는 가늠되지 않는 당당한 존재감을 지닌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살아온 이야기와 아내 황녀가 연주하는 단소 소리를 들으며,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채 인간다운 아름다움으로 살아가는 '숨은 꽃' 같은 사람들의 의미를 깨닫는다. 1992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다.